개인적으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특히, 소설을 먼저 봤을 경우에는 더더욱..
책을 읽으며, 혼자 상상을 하며 그린 모습.. 그리고 영상이 담긴 모습에 비해
영화로 나의 상상을 만족 시켜준 영화는 흔치 않기 때문..
82년생 공지영은 책으로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본 케이스 중에
만족스러웠던 2번째 영화였다.
(참고로, 첫 번째는 해리포터 시리즈.. 어린시절 보았던 상상을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럽게 채워주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소설에 느꼈던 사실적인 현실의 모습을 덤덤하게 잘 표현 했다는 것,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점.
영화 82년생 김지영 속으로 들어가보면..
영화의 시작부터 주인공 지영(정유미)의 일상이 시작된다.
결혼 후, 애를 가지며 주부가 된 주인공은 집안일과 육아에 하루를 보낸다.
남편을 챙겨 출근 시키고, 집안의 모든 일을 담당하고
우는 아이를 달랬다가 어린이집에 보낸다.
외출할 때에는 그녀는 거울 본 여유와 시간조차 없다.
잠시, 아이와 외출해 커피를 테이크 아웃한 채 근처 공원에서 커피를 마신다.
그 때 에 들려오는 주위의 소리
" 부럽다.. 나도 주부하고 싶다. 남편이 벌어다는 주는 돈 받으며, 애나 보면서 한가롭게 커피 마시고.."
김지영은 이러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김지영의 남편, 영화 초반 나오는 둘의 사이는 매우 좋다.
공유의 거의 첫 장면, 일찍 퇴근해서 아이를 씻기고 있는 지영을 대신해서
셔츠를 걷어 올리고 아이를 씻기기 시작한다.
사이가 매우 좋아보이는 둘..
왠지 눈길에서 지영을 걱정하는 게 느껴지는 대현(공유).
사실 지영은 지금 조금 아프다..
지영은 결혼 이후, 너무나도 힘든 육아와 결혼 생활..
그리고 본인 자신이 없어진 삶으로 인해
가끔씩 다른 사람으로 일종의 빙의(?)가 된다.
본인은 모르고, 남편에게 그러한 모습을 종종 보였고
남편의 걱정은 심해진다,
지영은 본인 스스로 점점 건망증이 심해지고 멍해지는 시간이 늘어나는 걸 느낀다.
그리고 명절날, 시어머니 앞에서 극통의 스트레스 느끼던 지영은
또 다시 자신의 엄마로 빙의되어 딸 좀 그만 괴롭히고 친정으로 보내달라 소리친다.
놀란 시어머니를 비롯한 대현의 가족들, 그런 대현은
지영을 데리고 나온다. 점점 더 심각성을 느끼는 대현.. 그리고 알아버린 가족.
하지만 지영에게 직접 말은 하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권유한다.
유미는 거울 속의 김칫국물 묻은 채, 외출을 하는 꾸미지도 않고
본인의 삶이 없는 자신을 보며, 복직을 꿈꾼다.
사실 그녀도 결혼 전에는 국문학과를 나와 홍보회사에 일하며
인정 받았었기에, 그러한 시절이 그립다.
하지만, 현실은 애를 맡길 곳과 돈, 그리고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
남편 역시, 쉬라는 말 뿐.. 대현은 그녀를 생각해 육아휴직을 하겠다며 일을 하라고 하지만
시어머니가 알게되며, 지영에게 전화해 내 아들 미래 막을 일 있냐며 소리친다.
지영은 결혼 이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자신의 일도 포기해야 했으며, 아이를 가지며 몸도 망가지고
육아를 해야하는 주부가 되어버렸다...
지영의 가족..
지영은 부모님과 언니, 그리고 막내 남동생이 있다.
그녀의 아빠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남동생만 챙기며
먹을 것이나, 보약 등 딸 들을 챙기지 않는다. 종종 등장하는 친 할머니와 고모들 역시
남동생만 챙긴다.. 지금보다 더 심했던 남녀 불평등의 시대상이 잘 나타난다.
지영의 엄마 역시, 어린 시절 공부도 잘했으며 교사의 꿈이 있었지만
위의 오빠들을 공부 시키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해야했다.
그랬다.. 예전 시대에는 이러한 일들이 너무 많았고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대였다.
점점 더 상태가 심각해지는 지영,
남편은 그녀의 복직을 도와주지만 결국 현실과 시대의 상황, 환경 등을 통해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아픈 것을 안 그녀의 엄마.
그녀를 보러 간 날, 지영은 외할머니로 빙의된다.
그리고.. 자신의 엄마에게 ' 지영이는 스스로 잘해낼 거라며.. 너가 걱정 안해도 된다 ' 며
자신의 딸을 걱정한다. 지영의 빙의된 모습을 처음 본 그녀의 엄마..
너무 슬프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
( 이 장면은 정말 너무 슬펐다.. 여자가 되었던 남자가 되었던.. 본인 혹은 자신의 엄마를 생각한다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 엄마로 나오신 배우 김미경님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영화의 후반부는 복직에는 실패하는 지영.
하지만, 결국 프리랜서가 되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엔딩씬에서도 느껴지는 현실감.
보통의 해피엔딩을 생각한다면, 멋지게 워킹맘이 된 그녀로 마무리 되었을텐데,
아이와 시대적인 현실 한계로 프리랜서로 담아낸 것.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말들이 많았다.
페미 영화다, 너무 남자를 까는(?) 영화다, 이런 거 왜 만드냐...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이 영화나 소설을 보지 않는 자들이 내용도 모른 채,
들려오는 이야기만으로 그러한 발언들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는 정말 많은 것을 현실적으로 담고있다.
여자의 관점으로써는 아직 미혼이라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미 기혼자라면, 자신의 현재와 과거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남자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는 자신의 엄마, 누나 혹은 여동생이나 여자친구가
겪거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자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거나 희생하는 것, 또는 옮지못한 시선을 받아야하는 것들이 있다.
이 영화 한편으로 혹은 그러한 잘못된 인식이 한 번에 바뀌기라 생각 되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느끼는 바가 있으며,
이러한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과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하길 기대해본다.
너무나도 리얼적이게 담아 내었기에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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